양은냄비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냄비로, 오랫동안 라면이나 찌개용 냄비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열전도성이 높아서 연탄불과 같은 낮은 온도에서도 빨리 끓고, 가격도 저렴해서 냄비 이외에도 주전자나 도시락, 밥그릇, 접이식 소반 등 서민들의 식기 재료로 애용되어 왔다.

아궁이가 사라지고, 연탄불이 난방과 조리의 주된 열원으로 사용되면서 기존의 가마솥처럼 두껍고 무거운 식기로 조리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되었는데, 1960년대 열전도성이 높고 가격도 저렴한 알루미늄 식기가 등장하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사전적인 의미로 '양은'은 구리/니켈/아연의 합금을 의미하는데, '양은냄비'의 '양은'은 사실 구리합금이 아닌 알루미늄을 뜻하며, 외국의 좋은 신소재(서양의 은색 금속)라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복, 양주, 양초, 양상추처럼...

한때 국민 식기로 애용되던 양은냄비는 새로운 연료로 화력이 센 가스가 보급되고, 녹슬지 않고 튼튼한 스테인레스 식기가 대중화되면서 어느새 사라지고, 이제는 레트로 관련 상품으로나 팔리는 추억의 물건이 되었다.